2000년대 극 초반의 프랑스 영화로, 제작된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영화 <아멜리에>
국내에서 여전히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요인들은 : 작품의 세계적 성공, 2012년 국내에서의 재개봉, 영화음악의 명성 등.
동화적 서사와 특유의 색감, 다양한 캐릭터 묘사, 독특한 앵글, '관객에게 말하는' 배우 등 여러 이야기할 거리들이 있는데요.
이 글에서는 오늘날의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이미지적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파리의 이미지
원제는 Amelie Of Montmartre, 우리말로 하면 '몽마르트 언덕의 아멜리에' 정도 입니다. 작중 아멜리에가 펼치는 중요한 계획들 중 하나의 무대가 되는 곳이죠.
우리나라로 하면 '남산의 아멜리에' 정도. 프랑스의 시그니처 도시 파리의 시그니처 스팟 몽마르트를 주요 장소로 하는 것입니다.
몽마르트 외에도 이 영화는 파리의 곳곳으로 우리를 여행시켜 줍니다. 파리 전체의 전경부터 노트르담 성당, 생마르탱 운하, 돌로 된 길, 야채가게, 빌라와 엘리베이터, 지하철역, 사진 자판기 등.
마치 파리에 바쳐진 하나의 오마주같은 작품입니다. 아시아의 어느 작은 국가에 사는 관객에게 파리란 이런 (아름다운, 독특한 등) 곳이구나! 라는 인상을 주는 영화입니다.
우리는 아멜리에를 따라 파리 곳곳을 탐사합니다. 조금은 초록색을 입고 있긴 하지만요.
동시에 이곳이 어떤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도시'라는 특징도 강조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2. 소수자의 이미지
아멜리에는 또한 '약자 이웃들의 테레사' 입니다. 스스로 그렇게 되기를 자처하죠. 영화는 또한 그런 사람의 도덕적 올바름을 추켜세우기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선인이 내적으로 겪는 갈등과 불안도 커버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아멜리아는 약한 이웃들, 사회적으로 '정상'으로 분류되기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사랑합니다. 그러면서 그 자신도 독특한 사람이 되죠. 행복을 전파하기 위한 그녀의 계획들이 모두 달성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아멜리아를 통해 행복을 얻게 됩니다.
소수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영화의 주요 입장입니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독특한 사람으로 분류되는 이 주요 인물들에게서, 일상에서 그들을 마주했더라면 느끼지 못했을 면모들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힘은, 그러한 면모들이 우리의 인식에 보편적/무의식적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미셸 푸코는 사회적으로 어떻게 정상과 비정상이 분류되고, 그것이 권력의 의지에 의한 자의적 행태임을 분석했습니다.
푸코와 '프랑스'라는 기반을 공유하는 이 영화는 푸코의 생각들을 동화로 풀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아직도 차별과 분리가 만연한 오늘날 한국사회에 이러한 이미지는 아직도 어필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극복되기 전까지는, 아멜리에는 우리 시대의 예술로 남을 수 있는 것이겠죠.
이 영화도 조금은 스테레오타입에 기대고 있습니다. 아가사크리스티의 <미스 마플>과 같이, 작고 귀여운 여자가 주변의 문제들을 비범하게 해결해나가는 구조. 일종의 '요정서사'이지요.
아멜리에 역시 작고 귀여운 탓에 강력한 액션을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몰래 숨어들어가기, 조용히 소문 퍼트리기 등의 방법을 선택하지요. 그러나 이것은 그녀가 작고 귀여운 여자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부터 과잉보호를 받고 자란 탓에 얻게 된 성향이지요. 하지만 지나친 억압에 대해서는 사람들 앞에서 크게 소리지르기도 합니다. 요정서사의 탈피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이 영화의 이미지화가 사람들에게 중요한 질문들을 던져줄 수 있기를 희망하며 급하게 글을 마무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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