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 지니어스> 나타우트 폰피리야 감독. 2017년 한국에서도 개봉한 태국영화입니다. Thai Film 이라고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국내외에서 여러 상을 받았는데요, 아시안 필름어워드에서 여주인공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이 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장르는 스릴러, 학원물 정도로 구분할 수 있겠고

스토리 흐름은 꽤나 전형적입니다. 

모호하거나 해석을 요구하는 장면들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태국 대중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발견되는 두 개의 '전형성' 에 초점을 맞춰보고자 합니다. 


1. 이미지의 전형성

카메라의 앵글, 구도, 편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나의 사물만을 짧게, 배경음악의 리듬에 맞게 보여주는 방식, 

긴장을 만들어가는 흐름 등이 너무도 한국 관객에게 익숙합니다. 

즉 이것은 새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다국적기업의 광고 이미지들, 팝 뮤직비디오의 영상, 한국드라마의 전개를 보았습니다. 

영화가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한 태국이라는 나라에 쏟아진 수많은 자본주의의 광고 이미지들은

영화 제작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 영향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 이 영화이고, 그래서 우리에게 전형적인 이미지들은 전혀 새로움이나 불편함 없이 다가옵니다. 


2. 등장인물의 전형성

자본주의의 몽타주가 여러 번 등장합니다. 가난한 주인공들과 금수저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교차되어 나타나는 몽타주. 

금수저들이 벌이는 파티는 너무나 전형적인, 서구에서 수입된 파티문화를 따릅니다. 

좋은 외제차와 맥북은 부의 상징으로조차 여겨지지 않을 만큼 전형적입니다. 

태국사회의 모습이 자본주의 어느 국가에서나 발견되는 모순을 전형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3. Thai Film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태국어를 쓰고, 태국 학교의 교복을 입는다는 것 빼고는, 이 영화가 태국만의 이야기라는 점, 그리고 태국영화의 전통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이렇게 물을 수 있습니다. 태국에서 만들어졌다고 해서 꼭 태국만의 이야기를 담아야 하는가? 또는, 태국영화의 전통을 따라야 하는가? 태국영화의 전통이라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분명히 국가의 이름을 부여받는 '@@@영화'라는 전통은 존재합니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여 영화를 만들고, 그들의 것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라마다 그 전통이 형성된 과정은 매우 다를 것입니다. 평론가 정성일이 말하는 '아메리카 영화' 그리고 누군가가 너무나 사랑하는 '프랑스 영화' 한국의 '한국영화' 라는 구분이 가능해지게 된 배경, 과정은 전부 다릅니다. 

사실 <배드 지니어스>는 제 인생 처음 본 태국영화입니다. 그래서 태국영화라는 카테고리에 감히 함부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것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태국에서 영화가 만들어진지도 100년이 넘었고, 그들의 영화교육, 위대한 태국 감독, 배우 풀, 영화에 담겨온 문화적 배경과 삶의 모습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 태국영화의 전통이라는 것에서 <배드 지니어스>라는 , 국제적이고 전형적인 영화가 어떤 위상을 차지할지 판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지만

태국의 영화이미지 제작과 사회구조, 계급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확실히 알려준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