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성지 익선동에 다녀왔다.
구십 몇년 된 한옥마을의 ... 한옥들을 개조하여 ... 아무튼 핫해진 곳...
뼈가 깨질 것 같았던 이번 겨울 추위가 잠시 사그라든 날이었다.
너무나 한국, 너무나 서울스러운 이 종로 3가 역전 뒤에는
이런 골목이 구불구불 자리하고 있다.
오래된 전기검침계, 집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인 방범창, 콘크리트 외벽 등
서울의 핵심 이미지중 하나인 근대 서울의 모습이다.
(이제 감성으로 소비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조금 헤멜 수 있으나 곧 젊은 사람들 커플들이 북적이고 음악이 나오는
'핫한' 카페 음식점 상점들이 모여 있는 골목에 다다를 수 있다.
많은 경우 한옥과 낡은 가옥을 리모델링하여, 식물과 화이트/블랙/그레이/골드 등을 이용한 깔끔한 인테리어를 추구하는데 (다음 포스팅에서 다룰 것)
그 중 돋보이는, 파랑과 빨강을 과감하게 잘 활용한 공간이 눈에 띄어 들어가보았다.
바로 낙원장(Nagwonjang), 80년대에 지어진 여관을 개조한 숙박시설/카페/식당이다.
(카페이용객이라 1층만 둘러볼 수 있었다)
↑ 낙원장 외관 ↑
↑ 전면 출입구 ↑
나무 문 한짝, 유리 문 한 짝이 쌍으로 출입구를 이루고 있다.
문 자체가 메인 간판 역할을 하고 있다.
↑ 1층 측면 ↑
파란 내벽과 새빨간 캐비넷 소품이 눈에 확 띈다.
모던한 느낌의 하얀 테이블과 의자, 앤틱한 스탠드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낙원장이 표방하는 '부티크 호텔'의 이미지가 살아있다.
보는이로 하여금 궁금하게 만든다.
특히나 채도높은 색을 사용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요즘의 '감성 인테리어'들이 많이 보이는 이곳에서
가장 개성있는 공간 중 하나다.
↑ 내부 포인트 1 : 파란 벽, 빨강과 하양의 커튼 ↑
파랑과 빨강이 공간 안에서 저렇게나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것은
자칫 부담스럽고 불편함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면적을 잘 분배하고, 하양이라는 중간지대를 넣어 주어 그러한 위험을 성공적으로 피했다.
따뜻한 작은 난로
↑ 내부 포인트 2. 철제 테이블과 의자 ↑
색과 소재는 심플하지만 외관은 전혀 심플하지 않은 테이블과 의자들.
가구 선택이 훌륭하다. 원목이나 어두운 색을 사용했더라면 이 공간의 모던한 느낌이 50%는 덜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쉽게 접을 수 있는 의자는 아닌 것 같지만.
북유럽 디자인체어같기도 한데, 요즘은 뭐 그런 구분도 거의 사라지지 않았나
↑ 창가 쪽 테이블은 의자와 다리가 비슷하다. 마음에 든다..
↑ 의자 원샷
↑ 내부 포인트 3. 심플한 조명 ↑
천장 가운데 위치한 중앙 조명. 심플하다
조금은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스탠드들이 간접조명으로 이용되고 있다.
현대적이고 심플한 분위기조성에 일조하는 조명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과감하게 샹들리에를 달았어도 좋았을 것 같다.
↑ 바닥의 러그.
현대적인 인테리어 곳곳에 '오래된 곳'이라는 흔적들이 남아있는데
그때 쓰이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빈티지하다.
(의미를 부여하면 된다)
↑ 카운터
음료 주문을 받고 숙소 체크인도 하는 그런 데스크 같다.
나무장과 앤틱한 스탠드의 조합은 역시 여관의 느낌으로 실패하기 어렵다.
↑ 실외 의자들
하얀 의자도 검은 의자도 편해보인다. 밋밋함이 없다
↑ 아메리카노
식음료 리뷰 블로그가 아니라서 메뉴에 대한 소개는 없지만
난 하얀 테이블 하얀 잔에 나오는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군더더기 없는 커피였다
무궁화라떼 라는 것이 있었는데 다음에 먹어보려고 한다.
원색 활용, 배색, 현대적인 인테리어가 인상깊었던 낙원장
숙박 공간도 매우 매우 궁금해지는, 정말 센스있는 곳이다.
구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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